미국에서는 보통 월세로 살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다 이사를 자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코로나 동안 아파트에서 렌트비를 동결해 주어서 이사를 가지 않다가 최근에 렌트비가 너무 많이 올라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사 갈 동네 결정하기
이사를 결정하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요소는 집 크기에 비해 렌트비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이 아파트는 신축이라서 주변 시세보다 렌트비가 조금 비쌌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첫 입주라는 장점이 있었고, 그 당시에는 아이도 없었기 때문에 1 bed, 1 bath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혹은 태어나기 전에 이사할 계획이었지만, 팬데믹 사태가 겹치면서 이사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아파트 매니지먼트에서 이 기간 동안 렌트비를 동결해줘서 6년간 같은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가 5개월 때 부터 다니기 시작한 데이케어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선생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유치원에 가지 전까지는 계속 같은 데이케어에 계속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아파트 렌트비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위치가 좋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여전히 주변 시세 보다 약간 높은 렌트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렌트비에 조금만 더하면, 주변의 신축 아파트에서 2 bed, 2 bath 집을 구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현재 모기지 금리가 높긴 하지만, 어느 정도 다운페이를 할 수 있다면 지금의 렌트비로 집을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와 함께 집 시세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이사를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안전한 동네인가?
– 학군이 좋은가?
– 출퇴근 시간이 적당한가?
안전한 동네인가?
현재 살고 있는 동네는 주 (State) 내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고, 생활 하기에도 매우 편리한 곳입니다. 그래서 이 동네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크게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신축 아파트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많아서, 빈 집이 있는지 수시로 체크를 했습니다. 저희가 주로 이용한 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각각의 아파트 웹사이트 직접 방문
여러 아파트 렌트 사이트에서 빈집 여부를 확인한 후 직접 방문하여 집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아파트 렌트 사이트에는 나오지 않던 아파트들도 해당 아파트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서, 마음에 드는 곳들은 각각의 아파트 웹사이트에 들어가 입주 가능 여부와 날짜를 체크한 후, 직접 방문 일정을 잡았습니다.
저희는 7월에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두 달 전에 아파트 매니지먼트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알리고 이사갈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5월에 이사 관련 오퍼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8월까지가 아마도 이사 시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계약은 7월에 종료되었기 때문에, 날짜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신축 아파트가 렌트비와 위치가 매우 매력적이어서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4월에 입주를 시작해서 남은 방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해당 아파트 매니지먼트에서는 5월에 당장 입주를 원했지만, 현재 아파트에서는 두 달 일찍 집을 빼줄 수 없다고 했고, 만약 나가고 싶으면 남은 월세를 모두 내고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동네의 다른 아파트들도 7월에 입주 가능한 곳을 찾기 어려웠고, 그나마 6월에 입주 가능한 아파트가 있었지만, 렌트비를 손해 보면서 이사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습니다.
학군이 좋은가?
한국에서는 학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들었지만, 미국에 와서도 학군에 신경 쓸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학군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데이케어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학군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카운티는 주(State) 내에서 교육열이 높기로 평가받는 곳 중 하나여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들 둔 지인과 초등학교와 중학교 자녀를 둔 지인 모두, 저희가 살고 있는 카운티에서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 자녀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 이곳을 거주지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현재 카운티에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등급을 6 등급으로 나누는 반면, 지인들이 살고 있는 카운티에서는 3등급으로 나누기 때문에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 적다고 했습니다. 또한, 현재 살고 있는 카운티에는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인들이 많아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이들 중에는 자본력이 좋은 사람들이 많아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지인들의 말에 어느정도 동의가 되는 것이 현재 아들이 다니고 있는 프리스쿨(Preschool)에서 하는 것을 보면 과연 3~4살 아이들이 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곧 유치원에 가고 초등학교에 가야할 시기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에 미리 동네 친구들을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아서 현재 동네에 계속 살지 않을 것이라면 지금 이사를 가서 1~2년 동안 동네에 적응하고 친구들을 사귀어, 동네 친구들과 함께 초등학교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인들이 살고 있는 카운티의 학군 좋은 곳을 알아보았습니다.
지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가 전통적으로 초, 중, 고등학교 모두 좋은 지역 이었지만, 최근 주(State) 내에서 고등학교의 순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준 지인께서 말해주셨습니다. 대신, 같은 카운티의 옆 동네는 몇 년 부터 개발이 활발하게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처음 정착하실 때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동네였는데, 저희가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주변을 검색해 보시다가 그 동네의 학군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알아보니 주(state) 내에서 고등학교 순위가 꽤 높았고, 초등학교과 중학교도 중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어 이 동네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학교들의 평가 및 교육에 대한 정보는 아파트렌트 사이트에서 아파트를 선택하면 초, 중, 고등학교의 점수를 보여주지만, 좀 더 자세한 정보는 Greatschools.org 라는 비영리 단체를 참고 하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적당한가?
한국에서 학위를 하는 동안, 실험실에 일찍 가서 늦게까지 있기 위해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도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내와 저의 직장이 멀어지면서 차로 30~40분 정도 출퇴근해야하는 곳에 정착을 하여 6년을 살았습니다. 미국에서 30~40분 정도의 출퇴근 시간은 길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를 데이캐어, 프리스쿨 (Preschool)에 보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때, 아이를 픽업하러 가는 30~40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최근 아내가 저와 같은 직장으로 이직을 하면서 굳이 30~40분의 시간을 길에 버려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차라리 이 시간을 줄여서 10~20분이라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무리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 최근 학군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동네의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곳은 7월에 입주가 가능하고, 직장까지 출퇴근이 약 15분 정도이고, 동네 분위기도 현재 살고 있는 동네와 비슷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아이가 잘 다니고 있는 프리스쿨(Preschool)을 굳이 바꿔야 할지 였습니다. 생후 5개월부터 다녔던 곳이라 모든 선생님들과 친분이 있고, 2~3년 동안 같이 다닌 많은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과연 새로운 프리스쿨(Preschool)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저희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이 동네에 계속 살 계획이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이사를 가서 그곳에 적응하고 좋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학군이 좋은 동네는 안전한 동네이고, 안전한 동네는 그만큼 집값이 비싸다는 당연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